고려시대는 주변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활발했던 시기였다. 거란, 송, 여진, 몽골 등과의 교섭에서 고려는 수많은 외교 문서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려 외교 문서의 존재는 알지만, 그 구체적인 형식과 언어, 문체 구조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본 글에서는 고려시대에 작성된 외교 문서의 구조적 특징과 작성 양식을 상세히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외교 행위의 기록을 넘어서 당시의 국제 질서, 문식 사회, 외교적 전략을 함께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고려 외교문서는 고문서 중에서도 형식미와 정치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장르였으며, 그 내용을 통해 고려의 자주성 및 대외관계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외교 문서의 일반적 구조
고려시대의 외교 문서는 보통 크게 네 가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첫째, 문서의 서두에는 인사말과 국가의 신분을 밝히는 부분이 들어갔다. 둘째, 문서의 중반부에서는 본문의 목적과 요구 사항이 담겨 있었고, 셋째로는 외교적 예의와 배려의 문구가 포함되었으며, 마지막으로 날짜와 발신자를 명시하여 문서를 종결했다. 이처럼 구조화된 양식은 외국과의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였다.
사용된 언어와 문체
고려는 외교 문서를 작성할 때 한문을 공식 언어로 사용했다. 특히 문체는 매우 격식 있고 상투적인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유교적 이상과 외교적 예의를 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송나라와의 교류에서는 송의 문장 양식을 모방하거나 일부러 고문체(古文體)를 사용하여 문화적 교양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거란이나 여진과의 교섭에서는 보다 실용적이고 간결한 문체가 사용된 사례도 확인된다.
사신의 역할과 문서 전달 절차
외교 문서는 단지 글로 전달되는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사신은 문서를 전달하는 동시에 구술로도 내용을 보완했고, 문서를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고려는 문서를 작성한 뒤 왕의 옥새 또는 인장을 찍어 신빙성을 높였으며, 서체는 전문 서리나 중인의 손을 거쳐 정교하게 완성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서는 하나의 공식 외교 행위로 인정되었다.
대표적인 외교문서의 구성 요소 요약
| 구성 요소 | 설명 | 특이사항 |
|---|---|---|
| 서두(頭書) | 인사와 국가의 신분을 소개 | 국가 간 위계 표현에 주의 |
| 본문(正文) | 문서의 목적, 요청사항 서술 | 직설적이기보다 완곡한 표현 사용 |
| 결미(結尾) | 예의 문구 및 희망사항 표현 | 상대 국가의 번영을 기원함 |
| 발신 정보 | 작성일과 발신자, 국왕의 인장 | 옥새나 서명이 포함됨 |
결론
고려시대의 외교 문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국가의 위신과 외교 전략을 상징하는 정치적 도구였다. 문서의 구조와 양식은 체계적이고 정제되어 있었으며, 이를 통해 고려는 자국의 정체성과 교양 수준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특히 문서의 문체와 언어 선택은 단순한 실용성 너머 문화 외교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고려 외교 문서는 고대 동아시아 외교의 한 축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다.